📑 목차
4화. 입양 이후 가장 먼저 정리해야 했던 것
아기 고양이를 입양한 뒤 가장 먼저 고민했던 것은 용품 구매가 아니라 생활 환경이었다. 종이 박스로 만든 보금자리, 실내 온습도 관리, 활동 반경 대비까지 초보 보호자가 직접 겪으며 정리한 초기 환경 구성 기록이다.

입양을 결정했다고 해서 모든 준비가 끝난 것은 아니었다.
오히려 그때부터가 시작이었다.
아기 고양이를 키운다는 것은 단순히 먹이를 주고 잠자리를 마련하는 일이 아니었다. 특히 눈도 제대로 뜨지 못하고 스스로 체온 조절조차 어려운 시기에는, 어떤 환경을 만들어 주느냐가 생존과 직결된다고 느꼈다.
그래서 나는 용품을 급하게 사기보다, 지금 이 시기에 가장 필요한 환경이 무엇인지부터 정리하기로 했다.
4화에서는 입양 직후, 초보 보호자로서 가장 먼저 고민하고 구성했던 생활 환경과 보금자리에 대해 기록해 보려고 한다.
1. 시중 제품보다 ‘제어와 관찰’을 우선한 보금자리 선택
아기 고양이의 첫 보금자리는 시중에 판매되는 고양이 집이 아닌, 깨끗한 종이 박스로 만들었다.
이 선택에는 분명한 이유가 있었다.
아주 어린 고양이는 체온 유지, 수유 상태, 호흡, 움직임 등을 수시로 확인해야 한다. 그런데 대부분의 고양이 집은 내부를 한눈에 확인하기 어렵고, 긴급 상황 시 즉각적인 대응이 쉽지 않다고 느꼈다.
종이 박스는 천장 부분이 열려 있어 사람이 직접 상태를 확인하고 제어하기에 훨씬 유리했다.
출입구는 칼로 도려내어 만들고, 날카로운 부분은 마스킹 테이프로 꼼꼼히 마감해 혹시 모를 상처 위험을 줄였다. 박스 전체는 깨끗한 소독제로 닦아 위생을 우선했다.
보금자리는 ‘예쁘게 꾸미는 공간’이 아니라, 안정과 관리가 가능한 공간이어야 한다는 판단이었다.
2. 덮개 구조를 유연하게 만든 이유
박스의 천장 부분은 입지 않는 옷이나 담요를 이용해 덮어주었다.
하지만 항상 완전히 덮어두지는 않았다.
아기 고양이는 체온 유지가 중요하지만, 동시에 과열 또한 위험할 수 있다. 그래서 상황에 따라 반만 덮거나, 모두 덮거나, 열어두는 방식으로 조절할 수 있도록 했다. 이런 구조는 실내 온도 변화나 고양이 상태에 따라 즉각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었다.
일반적으로 알려진 정보에 따르면, 아주 어린 아기 고양이의 보금자리 온도는 대략 30도 전후로 유지되는 경우가 많으며, 성장 단계에 따라 점차 낮춰주는 방식이 소개되기도 한다.
3. 실내 온도와 체온 유지를 위한 현실적인 방법
집에는 보일러가 있었기 때문에, 바닥이 따뜻한 공간을 선택해 박스를 배치했다.
벽으로 둘러싸여 외풍이 적은 장소를 골라 안정감을 더했다.
추가로, 작은 페트병에 따뜻한 물을 담아 양말로 감싸 보금자리 옆에 두는 방법도 사용했다. 이는 직접적인 열 전달을 피하면서도 주변 온도를 부드럽게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됐다. 이 방법은 어디까지나 당시 상황에서 내가 선택한 개인적인 보조 수단이었고, 모든 경우에 동일하게 적용할 수 있는 방식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일반적으로 아기 고양이는 스스로 체온 조절 능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보호자가 환경을 통해 보조해 주는 것이 중요하다. 다만 열원이 직접 닿지 않도록 주의해야 하며, 고양이가 스스로 더운 곳과 덜 더운 곳을 선택할 수 있도록 공간에 여유를 두는 것이 안전하다고 알려져 있다. 실제로 고양이가 실내의 온도 차이에 따라 자리를 옮기며, 가장 편안하다고 느끼는 온도를 찾아 이동한 뒤 잠드는 모습을 관찰할 수 있었다. 이는 환경에 대한 불안이 아니라, 고양이가 스스로 신체 상태를 조절하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할 수 있다.
4. 활동 반경을 고려한 초기 공간 제한과 대비
처음에는 걷는 것조차 불안정한 상태였기 때문에, 아기 고양이의 활동은 거의 박스 안에서만 이루어졌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움직임이 늘어날 가능성을 대비해 미리 환경을 준비해 두기로 했다.
다이소 같은 생활용품점에서 판매하는 코팅된 철제 네트망을 이용해 간단한 가벽을 만들었다. 이는 고양이가 갑자기 활동 반경을 넓히더라도 위험한 공간으로 접근하지 못하도록 하기 위한 예방 조치였다.
아기 고양이의 활동성은 개체마다 다르기 때문에, “아직 괜찮겠지”라는 판단보다는 미리 대비하는 쪽이 더 안전하다고 느꼈다.
5. 용품은 ‘지금’이 아닌 ‘단계’에 맞춰 선택하기
밥그릇과 물그릇 역시 급하게 구매하지 않았다.
집에 있는 그릇을 우선 사용하며, 재질과 높이에 대한 정보는 충분히 조사한 뒤 성장 단계에 맞춰 선택하기로 했다.
특히 이 시기는 분유를 먹이는 단계였기 때문에, 일반적인 고양이 그릇이 반드시 필요한 상황은 아니었다. 무조건 빨리 사는 것보다, 지금 이 고양이에게 실제로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구분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느꼈다.
6. 환경 속 작은 시도들에 대한 기록
개인적인 판단으로 작은 시계를 보금자리 근처에 둔 적도 있었다. 일정한 초침 소리가 주변 소음에 덜 긴장하도록 도와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였다. 다만 이것이 실제로 효과가 있었는지는 확신할 수 없다. 단지 아기 고양이라 수면 시간이 길었을 가능성도 충분하다.
다만 분명했던 점은, 하루 중 대부분의 시간을 잠으로 보내며 회복과 성장을 하고 있었다는 사실이다. 일반적으로 아기 고양이는 하루 18~22시간 이상 잠을 자는 경우도 드물지 않다고 알려져 있다. 당시에는 이런 정보들을 나중에서야 하나씩 확인하게 되었고, 이 글은 그 과정을 정리한 기록에 가깝다.
이 시기의 환경은 자극을 주기보다는, 방해하지 않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느꼈다.
7. 예상보다 길었던 수면 시간과 초보 보호자의 불안
이렇게 환경을 정리해 놓고 나서, 가장 의외였던 점은 아기 고양이의 수면 시간이었다.
처음 데리고 왔을 때, 이렇게까지 잠을 많이 잘 거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 하루의 대부분을 잠으로 보내는 모습이 정상인지조차 알지 못한 채, 숨은 잘 쉬고 있는지, 갑자기 상태가 나빠진 것은 아닌지 계속해서 예의주시하고 있었다. 작은 몸이 거의 움직이지 않은 채 잠들어 있는 시간을 보고 있자니, 혹시 내가 놓치고 있는 위험 신호가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불안이 쉽게 가시지 않았다.
지금에 와서 돌이켜 보면, 그때의 걱정은 아기 고양이에게 문제가 있어서라기보다 반려동물을 키워본 경험이 없었던 초보 보호자의 자연스러운 반응이었던 것 같다. 신생 고양이와 아주 어린 아기 고양이는 하루 평균 18시간에서 많게는 20시간 이상 잠을 자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 시기의 수면은 단순한 휴식이 아니라, 성장과 면역 형성, 신경계 발달에 직접적으로 연결된 중요한 생리 과정이다. 먹고, 잠들고, 다시 먹는 단순한 반복 속에서 몸은 빠르게 성장하고 회복한다.
특히 어미의 보호 없이 구조된 아기 고양이의 경우, 체력 소모를 최소화하기 위해 더 많은 시간을 잠으로 보내는 경우도 있다. 이는 이상 신호라기보다는, 에너지를 아끼고 생존 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본능적인 반응에 가깝다. 문제로 봐야 할 것은 ‘잠을 많이 자는 것’ 자체가 아니라, 수면 중에도 호흡이 불규칙하지 않은지, 깨웠을 때 최소한의 반응이 있는지, 먹이는 정상적으로 섭취하는지와 같은 전반적인 상태다.
당시의 나는 이런 기준을 알지 못한 채, 단순히 ‘너무 오래 자는 것 같다’는 느낌만으로 계속 확인하고 또 확인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그 과정은 아기 고양이를 유난히 예민하게 관리하게 만든 계기가 되었고, 작은 변화도 놓치지 않으려는 보호자의 감각을 키워 주었다. 초보 보호자가 처음 겪는 과도한 걱정과 관찰은 결코 잘못된 것이 아니라, 책임을 인식하고 있다는 증거에 가깝다는 생각이 든다.
아기 고양이의 긴 수면 시간은 위험 신호가 아니라 성장의 일부였다. 그 사실을 나중에서야 알게 되었지만, 당시의 불안과 긴장은 초보 보호자가 반드시 거치게 되는 하나의 과정이었고, 지금은 그 시간들 덕분에 고양이의 상태를 더 차분하게 바라볼 수 있게 되었다.
입양 직후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완벽한 용품을 갖추는 것이 아니었다.
아기 고양이가 안전하게 쉬고, 보호자가 즉시 관찰하고 대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일이었다.
종이 박스, 담요, 간단한 가벽, 집에 있는 그릇 등등 모두 임시적인 선택이었지만, 그 순간에는 가장 현실적이고 필요한 결정들이었다. 이 환경은 완성이 아니라 과정의 일부였다. 고양이가 자라면서, 환경 역시 계속 바뀌어야 한다는 것을 전제로 한 선택이었다.
다음 글에서는 환경을 정리한 뒤에도 매일 반복해야 했던 분유 급여, 체중 측정, 수면과 컨디션 관찰 등 아기 고양이의 하루 관리 기록을 정리해 보려 한다.
입양 이후, 돌봄이 어떻게 ‘일상’이 되어 갔는지 이야기해 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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