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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기 돌봄이 일상이 되어 가던 시점의 기록

📑 목차

     

    5화. 분유 급여부터 배변까지, 하루 관리 기록

    분유 급여와 체중 측정, 수면 관찰 속에서 드러난 배변 문제와 환경 실책. 초기 돌봄이 반복되는 일상 관리로 전환되던 시점의 기록을 정리한다.

     

    초기 돌봄이 일상이 되어 가던 시점의 기록
    변비로 인한 병원 방문 진료 x선 찰영

     

    초기 생활 환경을 정리하고 보금자리를 마련했다고 해서 돌봄이 끝나는 것은 아니었다. 오히려 그 시점부터 하루는 더 잘게 나뉘기 시작했다. 분유 급여 시간, 체중 변화, 수면 상태, 그리고 배변 여부까지.

    고양이의 하루는 더 이상 막연한 보호의 대상이 아니라, 반복되는 관찰과 관리의 흐름 속에 놓이게 되었다. 이번 기록에서는 구조 이후 돌봄이 어떻게 ‘특별한 상황’에서 ‘매일 반복되는 일상’으로 바뀌어 갔는지를 정리해 보려 한다.

     

    1. 하루가 ‘시간 단위’로 나뉘기 시작한 시점

    환경을 정리한 이후에도 돌봄은 계속되었다. 분유는 약 3시간 간격으로 급여했고, 그 사이의 대부분의 시간은 수면으로 채워졌다. 아기 고양이는 하루 종일 자는 것처럼 보였지만, 실제로는 급여,짧은 각성,다시 수면이라는 일정한 리듬을 반복하고 있었다.

    관찰을 보다 수월하게 하기 위해 보금자리의 천장을 완전히 덮지 않고 오픈해 두었다. 이는 단순히 바라보기 위함이 아니라, 잠드는 자세, 깨어나는 반응, 몸의 방향 전환 같은 미세한 변화를 놓치지 않기 위해서였다. 이 시기에는 돌봄의 핵심이 ‘무엇을 해 주는가’보다 어떤 상태가 반복되고 있는가를 확인하는 데 있다는 점을 체감하게 되었다.

     

    2. 분유 급여: 양보다 중요한 ‘반응 기록’

    분유는 3시간마다 꾸준히 급여했다. 다행히도 고양이는 분유를 매우 잘 먹어 주었고, 먹는 속도도 상당히 빨랐다. 아직 매우 어린 개체였음에도 허겁지겁 분유를 빨아들이는 모습은 식욕과 기본적인 활력이 유지되고 있다는 신호로 보였다.

    뚜렷한 거부 반응은 없었지만, 급여 과정에서 보호자의 손 위치나 분유통 각도에 따라 섭취가 원활하지 않은 순간들이 있었다. 고양이의 몸이 기울거나 분유통 각도가 지나치게 올라가거나 내려가면 빨아들이는 리듬이 깨졌다. 이 경험을 통해 급여량 자체보다 먹는 자세와 반응을 관찰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점을 알게 되었다.

    급여 후에는 항상 트림을 유도해 소화를 도왔고, 이후의 컨디션도 함께 확인했다. 먹고 난 뒤 축 처지거나 불편해하는 모습은 없었으며, 전반적인 상태는 안정적으로 유지되었다.

     

    3. 체중 측정: 수치보다 ‘변화 흐름’

    체중은 매일 같은 시간대에 그램 단위로 측정했다. 수치는 약 250그램에서 260그램 사이를 오르내리며 유지되고 있었다. 어떤 날은 전날보다 약 5그램 정도 줄어들기도 했지만, 다음 날 10그램 이상 늘어나는 경우도 있었다.

    이처럼 소폭의 증감은 성장 초기 고양이에게서 충분히 나타날 수 있는 정상적인 변화로 알려져 있다. 수분 섭취량, 급여 직후 여부, 배변 상태에 따라 하루 단위 체중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하루의 숫자 자체보다 며칠에 걸친 변화 흐름을 보는 것이 중요했다.

    체중은 분유 섭취량뿐 아니라 수면 패턴, 활동량, 배변 상태와 함께 종합적으로 해석해야 의미를 가진다는 점을 이 시기에 분명히 인식하게 되었다.

     

    4. 수면과 컨디션 관찰

    아기 고양이는 정말 많은 시간을 잠으로 보냈다. 하지만 단순히 오래 자는 것보다 인상 깊었던 점은, 원하는 위치로 조금씩 이동하고 뒤척이며 다시 잠드는 모습이었다. 한 자세로 굳어 있듯 자는 것이 아니라, 환경에 맞춰 몸을 조정하며 수면을 이어가는 모습은 오히려 안정의 신호처럼 느껴졌다.

    깨어 있는 시간은 하루에 여러 번 있었지만, 한 번 깨어 있는 시간은 대체로 30분 내외에 불과했다. 하루 전체로 환산해 보면 실제 각성 시간은 몇 시간도 되지 않았다. 이 패턴을 통해 활동량이 적다고 판단하기보다는, 필요한 만큼 깨어 있다가 다시 충분히 쉬는 상태로 이해하게 되었다.

    결국 하루 중 가장 안정적으로 느껴지는 시간은, 잘 먹고 난 뒤 깊게 잠들어 있는 순간이었다. 이 시기의 수면은 단순한 휴식이 아니라 성장과 회복을 동시에 반영하는 중요한 관찰 지표였다.

     

    5. 배변 관찰, 병원 방문, 그리고 놓치고 있던 환경

    분유를 잘 먹고 체중과 수면 상태도 안정적으로 보였지만, 한 가지가 계속 마음에 걸렸다.

    배변이었다.

    분유를 시작한 뒤 약 5일이 지나도록 소변은 보았지만, 대변은 한 번도 보지 않았다.
    소변의 경우, 자료를 찾아본 뒤 젖은 물티슈로 배뇨 부위를 톡톡 자극해 주는 방식으로 유도했고, 그 결과 소변은 비교적 잘 보는 상태였다.

    그러나 대변은 전혀 나오지 않았다.

    시간이 지날수록 불안감이 커졌고, 결국 동물병원에 전화 상담 후 방문하게 되었다.

    병원에서 엑스레이 촬영을 진행한 결과, 복부 안에 변이 가득 차 있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즉시 관장을 진행했고, 그 과정에서 많은 양의 변이 배출되었다. 아직 너무 어린 개체였기 때문에 별도의 약 처방 없이 집으로 돌아왔다.

    이후에도 고양이는 여전히 분유를 잘 먹었지만, 스스로 배변을 시도하는 신호는 보이지 않았다. 돌이켜보면 이 시점에서 보호자로서 중요한 부분을 놓치고 있었다. 바로 고양이 화장실을 준비하지 않았다는 점이었다.

    급하게 작은 박스를 준비해 고양이 두부 모래를 깔아 화장실을 만들어 주었다. 그리고 놀랍게도, 화장실을 마련한 지 하루도 되지 않아 고양이가 스스로 그 공간을 찾아가 혼자 배변하는 모습을 직접 확인할 수 있었다. 이는 병원에서 관장을 받은 뒤 약 6일 정도 지난 시점이었다.

    그 전까지는 유도를 통해 소변을 거실 바닥 아무 곳에서나 보는 모습만 관찰되었고, 고양이가 배변 장소를 스스로 선택한다는 개념 자체를 깊이 생각하지 못하고 있었다. 강아지 양육 경험만 있었던 나는, 고양이 역시 언젠가는 자연스럽게 대변을 보게 될 것이라 막연히 기다리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고양이는 달랐다. 화장실이라는 조건이 갖춰지자, 별도의 훈련 없이도 스스로 그 공간을 인식하고 해결했다. 

    고양이는 배변을 ‘훈련’으로 배우는 동물이 아니라, 환경이 갖춰지면 스스로 해결하는 동물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강아지를 키워본 경험만 있었기에, 정확한 고양이 화장실 환경을 미리 준비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지 못했던 것 같다. 결과적으로 배변 지연은 질병보다는, 환경 조건이 갖춰지지 않았던 점이 주요 요인 중 하나였을 가능성이 높아 보였다.

     


    이 시점부터 돌봄은 부담이 아니라 하나의 리듬처럼 느껴지기 시작했다. ‘잘 먹고 있는지’만 확인하던 단계에서, 급여·체중·수면·배변을 함께 기록하는 관리의 단계로 넘어가게 된 것이다.

    완벽하게 돌보고 있는지보다, 기록이 쌓이고 있다는 사실 자체가 의미였다. 그 기록들은 이후 문제를 인식하고 원인을 되짚는 기준이 되었고, 돌봄을 감정이 아닌 관찰의 영역으로 옮겨 주었다.

     

    다음 편에서는 배변 문제 이후, 생활 공간과 동선이 어떻게 달라졌는지, 그리고 환경을 조정하면서 관찰 기준이 어떻게 변화했는지를 이어서 정리해 보려 한다.

    돌봄이 ‘관리’를 넘어 ‘이해’로 바뀌어 가는 과정을 계속 기록할 예정이다.